{`CC 애널리틱스가 드러낸 진실, 팀의 절반을 잃고 배운 두 교훈, 그리고 직접 떠난 72시간 출장`}

에이전틱 AI 올인 2편 — 팀의 절반을 해고하고, 39도 고열로 미국 고객사에 날아간 이유

Lukas

Lukas

Jun 4th 26

8 min Read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1편: 2개월 매출을 포기하고 회사 전체를 에이전틱 AI에 올인한 이유)

직원들의 Claude Code 사용량을 까보고 받은 충격

올해 1월, 직원들의 CC analytics를 까본 후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왜 이렇게 개별 직원들의 Claude Code 이해 수준이 떨어지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평균적인 팀원들의 Claude Code 프롬프트 건수가 하루에 20건이 채 되질 않았다. 업무 시간이 9시간 정도라면, 하루에 2-3건 정도에 불과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보통 우리 팀에서 Claude Code에 맛을 들이거나 이 도구의 잠재력을 진심으로 깨달은 사람은 하루 150건에서 많게는 300건까지 오간다. 하지만 팀원의 90% 정도가 하루 20건이 채 안 되는 낮은 사용량을 보였다.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키우려면 어떤 지표가 중요한가? 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건 따로 다루기로 한다. 편향이 가득한 나만의 답을 하자면 '프롬프트 건수', '프롬프트 카테고리에서 질문이 차지한 비율', 'root cause라는 단어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등이 있다.)

사용량을 늘리려 안 해본 게 없었다

하루 20건이 안 되는 Claude Code 사용량을 늘리려고 정말 별의별 일을 다 했다.

  1. CC analytics 리더보드 상위권에게 보너스
  2. 전사 팀별로 .claude를 세팅해 사용을 강제
  3. 수동으로 해오던 업무를 스킬로 만들어 자동화한 사례를 지속적으로 샤라웃
  4. 매주 라이브로 프로젝트를 돌려보며 어떻게 쓰면 좋을지 시연

정말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팀은 큰 변화가 없었다. 1:1로 미팅을 해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나같이 '나도 정말 AI가 이 업계에 큰 변화를 줄 거라 생각해. 그리고 Lukas, 네가 하는 세션이 정말 도움이 많이 돼. 열심히 해볼게'라는 대답이었다. 이 믿기지 않는 상황에서 두 달간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나로서는 할 수 있는 시도를 모두 다 했다 — 대표가 말로만 지시하지 않고 제일 많이 썼고, 직접 실무 수준에서 수동으로 해오던 업무들을 다양한 스킬과 워크플로우로 작업했고, 충분한 시간과 교육 자료를 제공했다.

고통스러운 두 달이 남긴 두 가지 교훈

이 와중에 정말 천군만마처럼 이 방향을 믿고 따라와 준 팀원들이 있었으나 한 10%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배운 소중한 교훈 두 가지가 있다.

  • 동기부여는 가르칠 수 없다.
  • 말을 믿지 말고, 행동을 믿어라.

회사 내 모든 인원이 Agentic Development에 진심인 듯 이야기했으나,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사람은 소수였다. (이들이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제일 잘 쓰고 있다.) '팀원들의 행동을 바꾸지 못하면 이 업계에서 도태된다' vs '팀원들의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 사이에서 오랜 시간 갈팡질팡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조언을 구하는 미국인 친구가 있는데, 그중 George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잘라라.' 나보다 20년 이상 경험이 많은 그의 조언을 요약하면 이랬다. '사람에게는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이건 바꿀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게 팀의 50%를 해고했다.

미국 고객사의 DM, 그리고 'FDE' 제안

그러던 어느 날, 미국의 한 고객사로부터 DM이 왔다. 'Lukas, 잘 지내? 요즘 둘째 낳아서 정신없는 거 아는데, 우리 프로젝트를 한번 살펴봐 줬으면 해서. 지금 오퍼레이션에 이런 이슈가 있어. 시간 날 때 한번 봐줘.'

이 회사를 짧게 설명하자면, 우리와 2년 이상 일한 각별한 회사이면서 정말 많은 매출을 내는 서비스라 이슈가 생기면 타격이 큰, 난이도 높은 프로젝트다. 우리 팀이 잘해줬기에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었지만, 앞으로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전통적인 방식으로 일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답장을 보냈다.

'어 XXX, 잘 지내지? 혹시 Claude Code라고 들어봤어? 내가 요즘 진심으로 파보고 있는데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 내가 너희 공장으로 날아가서, 너희가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보고 옆에서 바로 코딩해서 필요한 걸 고쳐주거나 만들어주면 어때? 팔란티어나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라고 부르며 실제로 하고 있더라고. 그런데 난관이 있어 ㅎㅎ 와이프 설득도 해야 하고, 출장 기간에 와줄 베이비시터도 구해야 해. 진척이 생기면 알려줄게.' (XXX도 나와 비슷한 또래에 애가 둘이라 공감대가 많다.)

100일 된 아기를 두고 떠난 출장

예상대로 와이프는 노발대발했다. 100일 된 아기를 두고 출장을 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아마 이번 출장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먼저 장모님께 연락드려 하루를 채우고, 막내 동생에게 연락해 이틀을 채웠다. 그제서야 와이프의 허락이 떨어졌다. 앞으로 포텐셜이 성공한다면 장모님 덕이 크다.

39도 고열, 그리고 두꺼운 PRD 한 뭉치

설상가상으로 출국 전날 고열이 39도까지 올랐다. 와이프는 절대 가지 말라 했지만, 나는 여행자 보험을 가장 비싼 걸로 가입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값도 출장비도 클라이언트에게 한 푼도 청구하지 않은, 내 자의로 선택한 출장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약 72시간. 그동안 갈고닦은 Claude Code 워크플로우를 시장에서 검증받는 자리였다.

난관은 아직 많았다. 나는 보통 세일즈나 매니징만 하고 실무를 한 지 오래되어 직접 개발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당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잘 알지 못했다. 출발 전 PRD를 만들어 프린트해보니 두께가 무려 이 정도였다. (PRD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그 프로젝트를 가능한 한 상세히 적어둔 문서다.)

나중에 추억이 될 것 같아 LA 호텔에서 다큐처럼 나름 찍어봤는데, 지금 보니 웃기다 ㅎㅎ

39도의 고열 상태로 저 두께의 PRD를 비행기 안에서 열심히 숙달해야만, 소중히 얻은 72시간을 제대로 쓸 수 있었다. 노트북 한 대, PRD 한 뭉치, 옷 세 벌을 챙겨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동남아, 방글라데시, 네팔, 아프가니스탄, 유럽, 멕시코 등 전 세계를 다녀봤지만 미국은 처음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늘 꿈꾸던 안산 촌놈으로서, 미국은 꼭 '비즈니스 목적'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는데 — 내 돈 내산 비즈니스지만 그 다짐이 이뤄지는 멋진 순간이었다.

다음 회에 계속. (열심히 뭔가 하긴 계속 했네 ㅎㅎ)


글로벌 진출 전문 개발 에이전시 | Potential(포텐셜) — 실리콘밸리, 런던, 홍콩, 두바이, 일본에서도 찾는 한국 개발 에이전시. → potentialai.com

Lukas

Lukas

Founder

Dad of 2 Kids

Follow me:

  • facebook
  • linkedIn
  • instagram
See more blo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