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금 100%, 진행률 0%, 마감은 2주 앞 — 그래서 우리는 24시간 만에 프로덕트를 냈다`}

660만 원 개발 외주 사기 당한 대표님 구출하기

Lukas

Lukas

Jun 4th 26

10 min Read

15일 저녁, 한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긴급한 상황에 처했는데 몇 가지 상담 좀 해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660만 원짜리 개발 외주 사기를 당한 상황이었다.

요약하면 이런 상황이었다

  1. 대표님은 3개월 전 매장을 관리할 수 있는 앱 제작을 A 업체에게 의뢰하셨다.
  2. (대부분 그러하듯) 3개월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3. A 업체 대표는 담당자에게 문의하라며 대표님의 연락을 피했다.
  4. 12월 3일 점포 개업과 함께 앱 런칭이 필요했다.
  5. 그마저도 기획 단계에서 마켓 심사를 절대 통과할 수 없는 요소가 앱 기획에 들어가 있었다.
  6. 개발 진행 상황은 0%였으며, 피그마에 대충 그려진 목업 파일이 전부였다.
  7. 선금을 100% 준 상태였다.
  8. A 업체는 계약서를 빌미로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심 쓰듯 10% 정도는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이언트가 할 수 있는 방법(소송 등)을 좀 알려달라고 하셨다. 나는 안타깝지만, A 업체를 어르고 달래서 조금이라도 받아내는 것이 대표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프로젝트가 일단 소액(660만 원)이고, 그 안에서 대표님이 겪을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클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건 12월 3일까지 서비스를 런칭해야 하는데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처음에 거절한 이유

대표님은 추가로, 혹시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맡아줄 수 있냐고 의뢰하셨다.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

나는 이런 프로젝트를 흔히 '설거지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설거지 프로젝트란 개발사가 완성하지 못하고 도망친 프로젝트, 혹은 개발사의 역량이 안 되어 재하청을 주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런 프로젝트는 제작 기한이 말도 안 되게 짧은 경우가 많아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잘 맡지 않고 견적을 평소 가격의 두세 배 부른다.

설거지 프로젝트인 만큼 견적은 높아야 했지만, 대표님의 예산 상황이 맞지 않았다. A 업체와 진행하면서 이미 돈을 한번 날리고 시작한 상황이라, 대표님의 사정도 이해가 됐다. A 업체에게 날린 돈 + 신규 프로젝트 비용으로 두 번 지불하려니 얼마나 아까우실까.

마음이 약해진 미팅

우리(포텐셜)가 그 예산에는 절대 진행하기 어렵다고 반복해서 말씀드렸다. 시장 논리상 리스크가 크면 비용이 올라가야 하는데, 이 프로젝트는 리스크는 큰 반면 비용은 그대로였다. 다만 대표님이 간곡하게 부탁하셨고, 내가 감정적인 호소에 약하다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서 미팅이라도 한번 진행해보기로 했다.

미팅 자리에서, IT 서비스는 전혀 모르실 것 같은 아빠 또래의 대표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더 약해졌다. 심지어 내 고향에서 오셨다고 하니 더 그랬다. 대표님의 하소연을 두 시간 정도 듣고서, 팀원들과 회의해 답을 드리기로 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전화를 드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맡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기획 / 디자인 / 일정관리 등을 전부 다 포텐셜에게 믿고 맡길 것.

대부분 개발 외주의 병목 구간은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조율 구간이다. 기한이 급한 프로젝트인지라 모든 전권을 위임해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또한 원하시는 대로 프로덕트가 나오지 않으면 우리가 책임지기로 했다. 다행히 대표님은 오케이 하셨고, 그렇게 진행하기로 했다.

새벽에 먼저 치고 나간 개발

계약서 작성이나 계약금 입금이 진행되어야 안전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대표님께는 계약서 서명이나 계약금은 나중에 주셔도 되니 일단 먼저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팀원들은 한참 자고 있을 시간이라 내가 먼저 치고 나가기로 했다. 다행히도 모듈팀에서 필요한 기능들을 미리미리 만들어 둔 덕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개발이 가능했다.

대표님이 한번 개발 외주사에게 데여봤다 보니, 안심시켜 드리기 위해 오버커뮤니케이션을 했다. 기존에 사기 친 개발사가 피그마 이미지를 실제 개발된 것마냥 거짓말한 사례가 있어서, 우리는 라이브 링크로 소통해 드렸다.

24시간 만에 나온 프로덕트

그리고 다음 날, 24시간 만에 프로덕트가 나왔다. 수익성이 좋은 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 이 맛에 이 업을 한다.


선금 다 날리고, 마감은 코앞이고, 아무것도 진행 안 된 상황 — 그게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Potential (포텐셜) 은 한국·아시아 창업가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개발 파트너다. 급한 구조가 필요하다면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Lukas

Lukas

Founder

Dad of 2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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