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워 보이는 한국을 두고, 아무것도 안 된 미국 시장에 도전하기로 한 이유`}

안산 촌놈의 미국에서 달러 벌기 1편

Lukas

Lukas

Jun 4th 26

7 min Read

한국 시장이 당장은 쉬워 보여도, 앞으로를 생각하면 미국 시장에 가야만 한다.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안산 출신 촌놈이 방글라데시 팀과 함께 미국 시장에 도전하기로 한 이유와, 맨땅에서 첫 발을 내딛은 과정을 기록한다.

왜 미국으로? — 한국 SI 시장의 벽

한국 SI 시장만의 특이한 문화가 있다. 한국의 SI는 프로젝트 규모가 어느 정도를 넘어가면 입찰 비즈니스로 바뀐다. 평가항목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4대보험 등록 개발자 수, 회사 규모, 연혁 등이 있다. 우리 팀 같은 경우 20명 정도 되는데, 4대보험 등록된 직원이 나 포함 두 명이니 2인 회사인 셈이다. 그럴듯한 사무실도 없으니 입찰 시장을 뚫기는 어렵다. 대형 베트남 업체나 인도 업체가 한국 시장에 들어오기 힘든 이유도 여기서 기인한다.

1억 이내의 중소형 프로젝트만 노려도 되지만, 한국 클라이언트와 해외 개발팀 사이에서 조율하려면 능수능란한 프로젝트 매니저가 필요하다. 개발에 대한 지식도 있고, 동물적인 커뮤니케이션 감각이 필요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캘리포니아 인쇄공장과 계약을 따냈다. 처음으로 한국 프로젝트 매니저(나) 없이 팀원들만으로 돌아가는 프로젝트였다. 개발팀 ↔ 프로젝트 매니저 ↔ 클라이언트 사이에서 한 단계 레이어만 사라졌을 뿐인데(개발팀 ↔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수월해졌고, 프로젝트가 훨씬 수월해졌다. 시니어급 개발자가 직접 매니징을 하니 팀 내 커뮤니케이션도 빨라졌고, 별도의 인원을 충원할 필요가 없었다. 신세계를 맛보았다.

한계가 명확히 보이나 아직 잘 되고 있는 한국에 집중할 것이냐, 아직 된 게 아무것도 없지만 리턴이 큰 미국에 도전할 것이냐의 양갈래 길에서 오랜 고민을 하고 결론을 내렸다.

금의환향 전략 — ROI는 미국을 가리킨다

한국에서 아무리 날고 기어도, 삼성 SDS급이 되지 않는 이상 미국 시장 진출에 큰 이점은 없다. 한국에서 10억을 하든 100억을 하든 1000억을 하든(1000억은 조금 다르려나) 똑같이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미국 시장에서 $10M 이상 한다면, 실리콘밸리와 미국 자체를 리스펙트하는 한국인 정서상 굉장히 한국 시장에서 큰 권위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시장에서 잘 되는 게 ROI가 훨씬 높다. 지금 당장은 한국 시장이 쉬워 보여도, 앞으로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은 어려워 보여도 미국 시장에 가야만 한다.

From a Scratch — 맨땅에서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영어 단어들이 있는데, 'From a scratch'는 그 중 하나다. 해석하자면 '맨땅에서'가 가장 맛을 잘 살린 번역이 아닐까 싶다. 미국행 비행기를 한 번도 안 타본 안산 출신 촌놈이 방글라데시 팀원들과 함께 도전을 해야 하는 셈이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지만, 그래도 걱정은 되지 않았다. 이 도전은 실패의 하방이 매우 높은 안전한 도전인 편인데, 내가 생각하는 하방이란 '돈 한 푼 안 들이고 늘어난 비즈니스 영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멘토를 찾아서 — BP를 베껴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이럴 때마다 나에게 도움을 주는 멘토의 조언이 생각났다 — 'BP(Best Practice)를 찾아서 베껴라'. BP를 찾아보기로 했고, 나에게의 BP란 $1M에서 $10M까지 성장시켜본 경험이 있는 에이전시 창업자였다. 그러던 중 한 유튜버를 만나게 되었고, 지난 10년간 내 개인적인 용도로는 가장 큰 돈을 지불하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책을 찾아서

책만큼 ROI가 높은 투자가 없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의 경험을 1만 원 안 되는 비용으로 살 수 있다. 영어와 좀 더 친해지고자 아마존 킨들을 구입하고, 유튜브 알고리즘을 점령하고 있는 Alex Hormozi의 $100M Offers 책을 샀다. 너무 멋진 책이고 너무 잘하는 사업가다. 아마존 킨들로 직접 사면 1만 2천 원에 살 수 있다. 그의 전술을 하나도 빠짐없이 베껴야 한다.

멘토와 책의 가르침대로 실행한다

유튜브 / X(트위터) / 틱톡 / 인스타그램 / 스레드. 발음 진짜 구린데, 그렇게 발음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나의 파란 눈의 선생님 메튜의 가르침대로 하나씩 실행해 나갔다. 메튜 선생님은 작은 조회수에 실망하지 말고 묵묵히 나아가라고 했다. B2B 채널의 조회수 1은 B2C 채널의 조회수에 비해 몇천 배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카메라 앞에 서서 안 되는 영어로 버벅이면서 촬영하는 게 쉽지 않다. 조회수가 10을 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적 불명의 누군가가 댓글을 달아줄 때 조금씩 용기를 얻곤 한다.

콜드 이메일을 세팅한다. 콜드 메일 세팅 비용도 200만 원(~$1,450) 든 것 같다. 한 개의 도메인당 하루 30개의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콜드메일을 한 번도 보내본 적이 없는데, 메튜가 꼭 하라고 했다. 콜드메일을 본격적으로 보내기 전에 도메인을 15일 정도 밑작업을 해둬야 한다.

LinkedIn 댓글 달기 / 대화 걸기. 매일 1시간씩 모르는 C레벨 임원들에게 대화를 건다. 처음에는 이게 노가다 같기도 하고 뭔 짓인가 싶기도 했지만, 메튜가 반드시 1시간씩 하라고 했다. 하다 보니 왜 하는지 감이 왔다. 그리고 처음에는 매우 무서웠는데, 친근하게 다가가기란 한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는 것만큼 친구가 되기 쉬운 방법이 없다. 이걸 본능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처럼 못하는 사람은 그냥 외워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파트 4, 챕터 6을 보면 좋다.

Dribbble / Behance / Fiverr 등 관련 플랫폼. 운은 시행 횟수와 비례한다. 우리가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그래서 관련 플랫폼 모두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편이 좋다. Fiverr는 외주, 프리랜서 비즈니스의 동물의 왕국이다. 여기서 성공할 수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 누구와도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 클릭은 0이다. 갈 길이 멀다.

수많은 난관과 우여곡절

방글라데시 계엄령 선포. 지난 1주간 우리 팀원들이 있는 방글라데시에서는 굉장히 큰 사건이 있었다. 학생들이 현재 집권당의 정책(일종의 음서제도)에 반발해 시위를 했고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죽었으며, 정부는 이 일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고자 국가의 모든 인터넷을 차단했다. 방글라데시 국민들은 인터넷이 없는 1주 동안 불안에 떨었으며, 방글라데시 내 수많은 기업들이 고객사를 잃고 평판이 깎여 나갔다. 나 역시도 팀원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정말 당황했다. 다행히도 포하드가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비싼 해외전화 비용을 쓰면서까지 방글라데시 상황을 전파해주고, 팀원들의 신변에 이상이 없는지 비상연락망 역할을 해주었다. 너무 고맙다. 하지만 우리로서도 큰 위기였다. 일종의 소프트웨어 공장인 우리 회사도 일주일 정도 문을 닫아야 했다. 클라이언트분들에게 상황을 전파하고 양해를 구했다.

수습기간 중 이탈. 팀원 중 한 명이 수습기간 중 다른 회사와의 정규직 계약을 체결한 것을 알게 되었다. 100% 리모트 근무제로 운영하다 보니,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질 것을 알았지만 생각보다 금방 찾아왔다. 굉장히 뛰어난 친구였지만, 실력보다는 신뢰가 먼저라 생각해서 바로 계약을 종료했다.

부가세 폭탄. 부가세 나오면 얼마나 나오겠어 라는 마음으로 별생각 없이 있다가 정말 크게 당했다. 비용 처리가 거의 없다시피 한 소프트웨어업의 특성을 미리 고려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했던 기저귀 사업이 부가세를 내지 않는 면세 사업이다 보니 더 그랬나 보다. 통장 잔고가 순식간에 홀쭉해졌다.

늘 마음속의 찝찝함, 그리고 작은 성공 경험

미지의 세계를 맨땅에서 모험할 때에는 늘 두려움이 가득하다. 수많은 스타트업 멘토들이 iteration을 수없이 돌면 결국 PMF를 찾는다고 하지만, 그 iteration이 맞는 방향인가에 대해서는 늘 창업가의 확신이 필요하다. 한국 클라이언트는 끊임없이 들어오는데, 이거 내가 괜한 짓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의심이 계속해서 마음 한켠에서 피어오른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다.

이렇게 마음이 찝찝할 때는 아주 작은 성공 경험이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정말 절실하다. 밤마다 잠이 잘 안 와서 새벽마다 깬다. 그러던 중 오늘 우연히 이메일 하나를 받았다.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 미지의 세계에서 첫 발을 내딛는 데 성공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새벽 4시 반 이메일을 받고 가슴이 뛰어서 잠이 오질 않았다. 한국 고객사들처럼 동일한 양식으로 제안서와 견적서를 작성해 보냈다. 정말 간절하지만, 티가 나지 않아야 하는 게 생명이다. 포텐셜의 두 번째 미국 고객사는 텍사스에서 나왔으면 정말 좋겠다.

모든 콘텐츠를 영어로 작성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서의 도전만큼은 틈날 때마다 기록으로 남겨놔야겠다. 언젠가 미래에 미국 시장을 두드릴 한국의 후배님을 위해서.


포텐셜(Potential)은 한국·아시아 창업가가 서구 시장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걷는 글로벌 진출 파트너입니다. 미국 시장 진출을 고민 중이라면, 편하게 이야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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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Dad of 2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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