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단둘이, 사전 미팅 약속 하나 없이 떠난 베트남 출장에서 배운 것들`}

지인 1명 없는 베트남에서 네트워킹하기

Lukas

Lukas

Jun 4th 26

9 min Read

지인 1명 없는 베트남에서, 사전에 잡아둔 미팅 하나 없이 네트워킹을 시작했다. 베트남 개발 에이전시들과의 콜드 미팅, 그리고 글로벌 비즈니스가 정말 쉬워졌다는 것을 체감한 일주일을 기록한다.

지난 주 일요일 베트남 출장에서 복귀했다. 이번 출장은 사업의 관점에서도 행복의 관점에서도 배운점이 많다.

아들과 단둘이 떠난 출장

이번 여행은 아들과 처음으로 단둘이 간 여행겸 출장이었다. 와이프가 만삭이라 집에 아이랑 와이프를 두고 혼자 출장을 다녀오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이참에 아들과 출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ENFP의 특성상 여행 일정을 짠다거나, 미팅 업체를 사전에 선정한다거나 없이 그때 그때 맞춰서 해결해보기로 했다. 대략적인 계획은 이러했다.

  • 재하의 낮잠시간에 택시타고 나가서 미팅을 한 두 곳 하고 온다.

그렇게 대책없이 인천공항에서부터 베트남 일정을 시작했다.

호텔에 체크인하자마자 한 일은 재하 돌보기를 도와주실 시터분을 구하는 거 였다. 한국 업체를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었고 테이(Thi) 이모님이 배정되었다. 나는 시터분을 한번도 써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시터분에게 애를 맡기는게 조금 어색했지만 테이 이모 덕에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 막연하게 싱가폴이나 베트남에 살면서 시터분에게 아이들을 맡기면 내 사업에 더 집중하기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시터분에게 아이를 맡기면 몸이 편하고 내 시간을 더 얻을 수 있지만, 아이는 결국 아빠랑 노는걸 더 좋아한다.

GMO-Z: 20년 짬밥과 1,000명 개발팀

첫번째 미팅 업체는 GMO-Z라는 곳이었다. 사실 이번 출장은 이 업체가 꼭 한번 오라고 해서 계획된 출장이었다. 개발자들도 1,000명 이상 있고 업력도 20년 넘는 회사다보니 배울점이 많았다. 사실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같이 보기로 했던 담당자는 전날까지도 연락이 없었다. "야 니네 못 올 것 같으면, 다낭 지점에다가 내가 간다고 말하고, 누굴 만나야 하는지만 알려달라"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답이 왔다.

이쪽 업체랑 몇 달간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느낀거지만, 한국에 비해 느긋하고 많이 느리다. (한국의 빠르게 빠르게 문화에 익숙한 한국 대표님들은 참고)

그래도 내부 개발팀 운영이나 오퍼레이션 관련해서는 진짜였다. 20년 짬밥은 그냥 생긴게 아니었고, 백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1000명의 개발팀을 직접 보고 나니, 아직 우리는 가야할 길이 한 참 멀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산업스파이 수준으로 꼬치꼬치 깨물었음에도 불구하고 GMO-Z 다낭 지점 담당자들은 자신이 아는 것들을 아낌없이 공유해주었다. 그들의 태도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한국에 오면 꼭 연락달라, 한 턱 쏘겠다 라고 인사드리고 사무실을 떠났다.

한국에 와서야 미팅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데, 왜 이 질문은 더 물어보지 못했을까 등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링크드인이 열어준 두 번째 미팅 — Code Complete

이왕 온 김에 더 다양한 업체들을 만나고 싶었다. 요즘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너무 편해진 게, 링크드인만 해도 전세계의 다양한 창업가들과 만날 수 있다. (베트남 대표들 입장에서도, 다낭까지 직접 온 한국인 창업가가 굉장히 흥미로웠을 것이다.) 정말 많은 업체들의 연락을 받았고, 그 중 우리와 비슷한 업계에 있으면서 우리보다 규모가 큰 업체를 선정해 만나기로 했다.

링크드인에서 연결된 Gemma라는 친구는 정말 친근했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았다. Gemma의 초대로 Code Complete 라는 회사에 방문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여러모로 우리 회사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대표(Simon Saeki)는 일본인이었고 개발팀만 베트남에 상주해 있었다. 매출 대부분이 일본에서 나오다 보니 고민이 많았고, 어떻게 하면 미국, 유럽 등으로 진출할 수 있을까? 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우리가 정확히 1년전에 했던 고민이기도 하다. 오퍼레이션은 개발팀 200명 / 프로젝트 라인 10개로 우리보다 앞서 있었다.

기존 미팅 GMO-Z에서는 질문을 많이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지난 1년간 해외세일즈를 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들, 효과가 있었던 부분들 / 효과가 없었던 부분들을 모두 code complete팀에 공유해주었다. 앞으로 한국 시장 세일즈를 할 생각이 있다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테니 꼭 연락을 달라고 했다.

Code Complete는 팀의 분위기가 따뜻했다.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 받는 부분도 인상깊었다. (Code Complete 의 CTO viet은 꼭 먹어봐야 한다며 베트남 민트맛 젤리? 사탕을 내 손에 꼭 쥐어주었다 ㅎㅎ) 나중에 일본에 가게 되면 이 회사 대표도 꼭 만나봐야겠다.

베이비시터가 소개해준 세 번째 미팅 — NinePlusSolution

마지막 업체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경로로 이어졌다. 재하의 베이비시터로 만난 Thi 이모가 사실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IT 아웃소싱 업체인 FPT에서 QA 엔지니어로 일한적이 있었고, 테이 이모의 남편도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다낭에서 일하고 있었다. (세상은 정말 좁다.) Thi 이모님의 소개로 NinePlusSolution 이라는 업체와 미팅을 갖게 되었다.

이 미팅이 사실 제일 재미있었는데, 사무실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왼쪽 4분만 계셨다. 다만 4분 중에 영어소통이 가능한 분이 없어서 구글 번역기로 어찌저찌 손짓발짓 해가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 업체는 각종 솔루션을 제작해 판매하는 업체였는데, 주로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베트남 IT 업체들이 일본 시장에서 세일즈를 활발하게 하는 점은 인상 깊었다.)

그러다 마침내 오른쪽의 levis 티셔츠를 입은 분이 도착했는데, 영어 소통이 가능하신 분이었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영어가 완전 유창한것은 아니었지만, 세일즈를 잘하는 분이었고, 특유의 에너지가 우리팀의 Rana를 보는것 같았다.

이곳 대표님이 맥주 같이 한잔 어떻냐고 권해주셨지만, 호텔에 아이가 혼자 있어 어렵다고 이야기 드린 후 사무실에서 나왔다. 이 업체에서 또 다른 업체를 소개해주셨다. 육아 일정상 방문은 못했지만, 소개가 소개를 부르는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또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었다.

돌고 돌아 책 추천

이번 출장은 멘토의 책 추천의 영향이 크다. 이 멘토는 내가 경제적으로 힘들거나, 회사의 성장이 부진하거나 할 때마다 슈퍼맨처럼 나타나서 해결책을 제시해주곤 했다. 500% 신뢰하는 멘토의 추천이라, 여러번 읽었다.

내가 받아들인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대부분의 대표들은 자신들이 똑똑하다고 믿는다.
  • 그러다보니 내가 발견/발명/기획한 해결책만이 진짜라고 믿는다.
  • 하지만 탁월한 해결책은 이미 시장에 존재한다.
  • 대표가 해야할 일은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탁월한 해결책을 발견하는 일이다.

나는 custom software development 분야에서의 탁월함이 내 안에 없고, 베트남에 있다고 생각한다.


Potential (포텐셜)은 한국·아시아 창업가가 서구 시장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만드는 글로벌 진출 개발 파트너입니다. 해외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 나눠요.

Lukas

Lukas

Founder

Dad of 2 Kids

Follow me:

  • facebook
  • linkedIn
  • instagram
See more blo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