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팀장이 가장 미루고 싶었던 의사결정에서 배운 것.`}

Jun 4th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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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뜰새 없이 바빴다. 지난 1월 7일 글을 마지막으로 전혀 글을 쓰지 못했다. 예전에는 키보드만 잡으면 주르륵 글이 나왔는데, 오늘 따라 뭔가 머뭇거려지는걸 보면 그만큼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무엇부터 적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래도 어떻게든 남겨보자. 나의 생각과 경험들을 가능한 솔직하게 남겨둬야 내년의 내가 이 글로 복기를 할 수 있을테니.
어려운 의사결정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작년 11월에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의사결정이었지만 거의 3개월이나 미룬 후에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 한정된 인력으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다보니, 한 팀원의 코드를 오랫동안 리뷰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코드에 문제가 생겨 내가 직접 살펴보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내게 주어진 두가지 선택이 있었다.
그 당시 2번이 맞는 의사결정이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나는 정이 많은 사람이고 팀을 매니징 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초보 팀장 이었다. 둘째, 그는 우리팀의 첫 직원이었다. 셋째, 퍼포먼스가 안나온다고 바로 정리를 한다면 팀 내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1번안을 선택했고, 팀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지금 이런 상황인데, 내가 리더로서 어떻게 하는게 맞겠냐. 그러자 같은 시니어 개발자인 동료가 자신이 해결해보겠다고 했다. '내가 가르쳐볼테니, 몇 주 정도 시간을 달라. 그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면 행동으로 옮겨도 좋다.' 그 동료가 정말 애써줬다. 깨끗하게 코드를 짤 수 있도록 아키텍쳐를 손수 짜서, 입에 넣어주듯 도와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우리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방글라데시는 한 달 정도 사전 고지 기간이 있다. 사실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다 보니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한 달 정도의 고지 기간 동안 무엇을 함께 정리해야 할 지도 잘 모르겠다. 만남 만큼 작별 역시 중요한데, 어떻게 해야 프로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늘 모르는 것 투성이다. 분명한 건, 더 일찍 솔직하게 마주했어야 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가 풀로 돌아가고 있다. 기존에 맡겨주셨던 대표님들이 감사하게도 재계약을 해주셨다. 팀원들이 잘해준 덕이다. 하지만 문제도 많다. 프로젝트가 풀로 돌아가니 노동집약적인 비즈니스의 문제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이 연결고리를 깨려면, 채용을 더해야 하는데 채용을 더 하면 리스크도 올라가고 인원이 늘어날 수록 조직내 비효율도 올라간다. 해본적이 없으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럴때마다 앤드류 그루브의 '하이아웃풋매니지먼트' 책을 보는데 그 때마다 힌트를 얻는다.
하이아웃풋 매니지먼트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여기 계란 후라이를 파는 사장이 있다. 계란 후라이를 제작하는 여러가지 단계가 있다고 할 때, 어느 단계에서 퀄리티 체크를 하는게 좋을까?
마찬가지로 개발자를 채용한다고 해보자. 1) 서류 평가, 2) 코딩 테스트, 3) 팀장 면접, 4) 대표 면접 등 여러단계가 있을 때 어느 단계에서 평가 과정에 공을 들이고 신경을 써야, 즉 어느 단계에서 가장 많이 떨어트려야 효율적인 채용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을까?

앤디그루브는 무조건 첫 단계, 즉 공정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 필터링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정 단계를 거치면 거칠 수록 우리는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완성된 계란후라이들을 일일이 검사하는 것', '모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CEO 면접까지 보는 것' 만큼 비효율 적인게 없으니, 모든 공정의 첫 단계에서 최대한 꼼꼼하게 퀄리티 체크를 하도록 권한다.
이 교훈을 받아들여 서류평가에 공을 들였고 CV만 받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과제를 내줬다. 과제가 어려우면 어려울 수록 서류를 지원하는 사람들은 적어졌다. 하지만 그만큼 훌륭한 분들만 검토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퀄리티 높은 인터뷰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드디어 팀원들을 만나러 다카로 간다. 집에서 와이프가 독박으로 육아를 해야 하다보니 오래 집을 비울수가 없다. 3일의 시간이 주어졌고 그마저 직항이 없는 탓에 이틀 정도는 광저우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 있어야 한다.
이번 다카 출장을 준비하면서, 워크샵이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지 처음 알았다. 와이프가 호캉스 가자고 할 때마다 맘이 덜컹덜컹 했는데, 이렇게 많은 객실의 호텔을 한번에 예약하려고 하다보니 찍힌 액수가 비현실적이었다. 회사가 빨리 성장해서 돈 걱정 하지 않고 워크샵 갈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뭐 어찌되었든, 이번 방문이 너무 기대 된다. 가서 많이 보고 배우고 와야겠다.
서양 시장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팀을 만들고, 지키고, 단단하게 키우는 일까지 — Potential (포텐셜)은 그 여정을 함께하는 글로벌 진출 파트너입니다.